건강뉴스
event_available 19.05.28 12:43:46
1150

작성자 : 멘파워

남성탐구생활#08 - 어느 노신사의 고민

location_on지점명 : 인천점

첨부파일

본문

환자 한 분이 접수됐다고 모니터에 떴다. 75세 남자다. 전립선비대증 때문인가? 발기부전 때문에 오셨나?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분은 깔끔하게 차려 입은 노신사였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습니까?"

 

쭈뼛주뼛하며 바로 입을 떼지 못했다.

 

"저기, 제가 젊을 적에 거기에 뭘 좀 넣었는데 빼고 싶어서요."

 

'아이고, 또 바셀린종이구나.' 감이 딱 왔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보편적으로 비뇨기과 의사들은 바셀린종을 꺼린다. 이를 제거하는 수술이 귀찮기도 하거니와 수술 이후 염증도 잘 생겨서 결과를 예측하기도 힘들고, 애써 제거해 주면 '발기가 안되네' '음경이 작아졌네' '너무 많이 제거해서 피부가 당기네' 등 불평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신사를 진찰해 보니 흉측하게 바셀린 덩어리가 들어찬 서양배 모양의 음경이 덜렁 드러났다. 바셀린종의 크기가 만만치 않았다.

 

"어르신, 바셀린을 너무 많이 넣으셨네요. 이거 언제 이렇게 하신 거예요?"

 

그는 30년 전 친구들과 술 마시고 여관방에서 양은 냄비에 바셀린을 녹여 주사기로 집어넣었다고 했다.

 

이걸 제거하면 피부가 부족해서 발기 시 당기고 성관계도 불편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 들어 발기도 잘 안 되고 성관계 시 불편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또 배우자는 폐경에다가 비쩍 말라 부부관계 시 바셀린종 때문에 아파서 관계를 거부해 배우자 근처에도 못간 게 10년도 넘었다고 푸념했다.

 

'그럼 왜 제거하려고 하느냐'고 물으니, 고혈압에다 당뇨도 있어 앞으로 몇 년 못 살듯한데 본인이 죽고 나서 자녀들이 바셀린종에 대해 알게 되면 창피할 것 같아 수술을 원한다고 했다.

 

환자의 당뇨는 조절이 잘 되고 있어 아스피린을 1주일 끊고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상처는 큰 무리 없이 잘 아물었다.

 

남자들은 ‘그것’의 크기에 집착하기 마련이다. 솔직히 소변보는 데 불편하지 않고, 성관계 시 본인과 성 상대자가 만족한다면 크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아무래도 거울 속에 비친 내 심벌이 성에 차지 않을 수 있고, 목욕탕에 자신 있게 들어서고 싶어서이기도 할 것이고, 더 크면 관계 시에 파트너가 더 만족할 것 같은 생각(파트너가 원해서 같이 수술 상담하러 오는 경우도 꽤 있다)에 소위 말하는 ‘인테리어’ 즉 음경확대술을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비뇨기과에서 상담하면 될 것을, 비용에 대한 걱정이나 번거로움·창피함(?) 때문에 어리석게도 병원에 가지 않고 소위 ‘야매’로 바셀린이나 파라핀·스콸렌·항생제 연고 등을 겁도 없이 소중한 심벌에 넣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음경 수술에 허가된 수술 재료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음경 피부 밑에 넣으면 안 된다. 설령 그것이 약품이거나 다른 부위에 수술할 수 있게 허가된 것이라 해도 말이다.

 

바셀린 등을 음경 피부 밑에 주입하면 피부 및 연부조직에 침투해 염증과 괴사를 일으킨다. 이런 문제들은 주입 즉시 발생하기도 하지만 몇 년 혹은 몇십 년이 지나서 발생하기도 한다.

또 바셀린종을 나중에 제거한다고 해도 남은 피부의 탄력이 없어져 제거 이후 발기 시에 피부가 당기게 되고, 심지어 그런 탄력 없는 피부마저 부족해 음낭의 피부를 음경에 이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수술이 잘됐다고 하더라도 바셀린이 침투했던 조직은 상처 치유가 잘 되지 않기에 제거 이후 봉합한 부위 일부가 아물지 않아 재봉합을 해야 하거나 새살이 돋아날 때까지 매일 상처 관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음경확대수술의 비용적 장벽이 낮아졌고, 효과나 부작용 면에서 여러모로 더 나은 수술 재료들이 많이 개발돼 본인 상황에 맞게 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또 수술에 비해 간단한 시술도 보편화됐으니 자신의 심벌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혹시나 친구들이나 무자격자들의 꾐에 빠져 나중에 후회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자신 있게 가까운 비뇨기과의원을 찾아가 상담해 보자. 

 

출처 : 일간스포츠 / JTBC 뉴스